캄보디아 선교사로 파송되어 한국에 온 지 1년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성도님들의 기도와 후원을 통해서 이 땅에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소망을 두고 이 땅을 밟았으나 이 땅에 문화와 언어를 배워야 하는 이방인이기에 계속해서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낯선 상태로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7월 1일(월)에 배가 아파서 들린 헤브론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와 CT 검사까지 하고 나서 그다음 날(2일) 병원에서 충수염이니 당장 입원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병원을 방문해 전날 촬영했던 CT 영상을 보여주면서 충수염이 맞으니 오늘 입원하고 내일(3일) 아침에 수술해야 합니다.라고 현지 의사 선생님이 진단 결과를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파송교회에 연락하고 헤브론 병원에서 개복해서 수술하기로 했습니다. 이상하게 한국에 가서 수술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걱정하는 이야기도 들렸지만, 하나님이 주신 평안과 결정이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도 파송교회에서도 여기서 수술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입원을 마치고 병실에 들어왔습니다. 갑작스러운 수술 소식에 제가 속한 지부의 선교사님들이 문병을 와주시고, 카톡에는 현지 선교사님들의 응원과 기도의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3일(수) 아침 9시 맹장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을 마치고 병실로 돌아오는데 아내가 계속해서 괜찮냐고 물어봤습니다. 제가 마취에서 깨지 않아서 회복실에 계속해서 누워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술은 금방 끝났는데 마취 회복을 하느라 수술실 방에서 4시간이 지나야 나온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은 깊은 잠에서 저를 깨워 주셨습니다.



그렇게 일주일간의 입원 동안 지부 선교사님들이 방문해 주시면서 아침과 저녁의 식사를 보내주셨어요. 그리고 메콩강 한식당 사장님이 식사를 배달해 주시고 김용순 선교사님이 한식들을 가지고 방문해 주시고 호축선선교사회와 캄장선 임원분들이 오셔서 격려와 위로의 방문을 해주셨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퇴원하는 월요일(7일) 아침에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함창 소리에 밖을 나가보니 한국에서 서울대학교 합창단이 이른 아침 병원을 방문해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입원하는 동안 합창단의 연주가 있었습니다. 저는 공연장에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하나님이 그들을 제가 있는 병원으로 불러 주신 것입니다. 합창을 들으며 얼마나 위로를 많이 받았는지 모릅니다. 합창단의 마지막 곡의 “은혜” 찬양을 듣는 순간 마음에 “내가 다 안다.”라는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캄보다아 안으로 한 걸음 더 들어선 느낌이었습니다. 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이제 그들 안에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 저는 퇴원해서 수술한 자국의 실밥도 뽑고 잘 아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여러분들이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신 덕분이라 여겨집니다. 초기에 발견하고 수술 중에 아무 문제가 없고, 잘 아물고, 하나님의 위로 손길이 계속해서 있었으니 완벽한 수술이란 마음이 듭니다.

우리와 함께 사역하고 있는 전도사가 보낸 글입니다.
“캄보디아에서 하나님의 사역을 섬기는 당신의 마음에 감사드리니다. 당신은 가족과 친구들을 떠나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랐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통해 그분의 사역에 복을 더하시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께 나오도록 기도할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 랭 차이 전도사 –
언제나 주 안에서 평안하시고 아프지 않으시길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