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한 곳입니다. 우리교회 첫 선교 사역지 같은 곳입니다. 우리교회가 시작된 상계1동 1007-3호에 예배당이 있을 때, 감자탕 예배당 시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캄보디아를 넣어주셨습니다. 우리교회 생명의쌀이란 단어도 캄보디아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을 나누다 만든 이름입니다. 쌀 한 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차에 매달리는 걸 보고, 여기선 쌀이 목숨을 걸만큼 중요한 것이구나 하고 생명의쌀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돌아보니, 캄보디아에 이런저런 많은 일들을 섬겼네요. 그저 주님이 마음을 주시면, 예 하고 달려가 주신 마음대로 했습니다. 학교도 신학교도 교회도 고아원도 세우고 버스도 보냈습니다. 캄보디아는 우리의 사랑과 기도가 켜켜이 쌓인 땅입니다. 캄보디아의 발전 속도를 보며 우리가 그 땅을 위해 축복한 것을 하나님이 들으시고 이루셨구나 할 정도로 캄보디아는 우리에게 각별합니다.
캄보디아에 우리 파송선교사가 두 가정이 있습니다. 권성대 선교사님과 임만호 선교사님 가정입니다. 또 여러 명의 협력선교사가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캄보디아에 얼마나 많이 가 있었는지는 이를 통해서도 알 것 같습니다.
우리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하던 권성대 선교사님이 내년에 은퇴합니다. 지난 해였던 것 같습니다. 권 선교사님이 은퇴를 앞두고 교회에 본인의 뒤를 이어 사역할 선교사 한 명을 파송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교회에서는 현지인 사역자에게 이양하고 들어오는 안도 제시했는데, 권 선교사님이 아직 그러기에는 이르다며 선교사 한 명을 파송해 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습니다.
이 요청을 받고 우리 교역자 중에 희망자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김치영 목사님이 “제가 가겠습니다”하고 자원했습니다. 김 목사님이 청년 시절, 캄보디아 단기선교를 갔을 때 청년들이 더위에 탈진해 링거 주사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때 청년 김치영은 링거 주사액을 마신 일화가 지금도 단기선교 이야기가 나오면 회자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날씨는 알고 손을 들었는지, 그래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캄보디아 깜뽓 복고산에서 있는 십자가 모양의 구조물 위에서 손을 맞잡고 그 길을 가기로 다짐하는 김치영 목사와 전희승 사모[사진제공 김치영]
선교지를 확정하기 전에 김 목사님이 전희승 사모님과 캄보디아를 다녀왔습니다. 선교사로 가기 전에 그 나라로 가서 그 나라의 이런저런 상황을 살피는 현지 답사 성격 여행입니다. 이 과정을 거쳐 김 목사님 내외는 캄보디아로 가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올 후반기에 우리교회가 속한 교단 선교부인 GMS에서 실시하는 선교사 훈련도 내외가 지난 주까지 받았습니다.

GMTI 선교사훈련 수료증을 받은 김치영 목사와 전희승 사모[사진제공 김치영]
2024년 1월 11일 GMS 선교사 파송식이 화성에 있는 선교훈련원에서 있습니다. 제도적으로 GMS 파송 절차가 선행돼야 교회에서 파송식을 할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 12월에 강현철 목사님 교회 개척 파송식을 할 때 김 목사님도 함께 했으면 했는데, 일정상 이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김 목사님은 2024년 2월 4일 주일저녁에 파송식을 합니다. 이날 설교는 김치영 목사님이 합니다. 저는 이날 참석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5년 전에 수술한 귀를 다시 한번 수술해야 해서 이 기간 중에 일정을 잡아 놓았습니다. 미리 살짝 귀띔하는 것은 그날 제가 없어도 ‘아, 이때 수술 받는다고 했지’라고 생각해 달라는 부탁을 여러분에게 미리하는 것입니다. 김 목사님 내외는 2월 6일(화) 캄보디아로 출국합니다. 김 목사님 내외만 갑니다. 김 목사님에게는 쌍둥이 딸이 있는데, 이번에 대학에 진학합니다. 지금 수능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딸의 경우 한 대학에 입학이 확정된 상태로 복수 지원한 학교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한 딸도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 목사님은 “12월 중순이면 자녀들 대학 진학 결과도 확정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김 목사님은 우리교회 콩나무 시루 청년부 출신입니다. 2001년 우리교회에 등록해 청년, 교육전도사, 전임전도사, 강도사, 부목사를 두루 거쳤습니다. 결혼도 우리교회에서 했습니다. 김 목사님의 결혼식날 식장에 임한 성령의 임재를 저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김 목사님이 신대원을 들어간 것이 2003년이니, 20년 전 일이네요. 오랜 기간 김 목사님을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김 목사님은 교회 안에서 많이 성장했습니다. 잘 세워졌습니다. 참 귀한 사람입니다.
어제(26일) 주일 낮 예배 시간에 바울이 3년을 에베소교회 지도자들을 위해 눈물로 훈계했다는 내용을 같이 나눴습니다. 이 설교를 하며 훈계와 책망을 받아달라고 성도들에게 부탁했습니다. 목사는 칭찬과 격려도 해야하지만, 훈계와 책망도 해야 합니다. 훈계와 책망은 좋은 것입니다. 필요한 것입니다. 성경은 “너는 권고를 들으며 훈계를 받으라”며 “그리하면 네가 필경은 지혜롭게 되리라(잠 19:20)”라고 했습니다. 잠언은 “훈계를 저버리는 자에게는 궁핍과 수욕이 이르거니와 경계를 받는 자는 존영을 받느니라(잠 13:18)”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훈계와 책망은 받는다는 보장이 없으면 해도 효과가 없습니다. 듣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훈계와 책망은 받는 사람에게 해야합니다. 김 목사님은 훈계와 책망을 잘 받습니다. 김 목사님은 제게 마음 놓고 훈계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지난 20년간, 저는 김 목사님을 마음 놓고 훈계하고 책망했습니다. 고맙게도 김 목사님은 이것을 감사함으로 다 받아줬습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니, 김 목사님이 얼마나 잘못을 많이 했길래 이랬을까 하고 혹시 오해할 수 있는데, 방점은 책망을 많이 받았다가 아니라 잘 받았다 입니다.

캄보디아 선교사로 곧 나갈 김치영 목사와 전희승 사모[사진제공 김치영]
김 목사님은 우리교회 안에서 잘 자란 믿음의 사람입니다. 우리교회 열매입니다. 김 목사님은 착합니다. 김 목사님은 충성이 무엇인지를 제게 가르쳐준 사람입니다. 무엇을 맡겨도, 어떤 일이 주어져도 맡겨진 일에 감사함으로 충성했습니다. 오늘 서울광염교회가 있기까지 김 목사님의 충성과 헌신 흔적이 교회 곳곳에 있습니다. 김 목사님은 우리교회에 제 안에 있는 위 같은 존재입니다. 제 위는 분명 있기는 하지만, 제가 위가 있는 것을 모를 정도로 그 자리에서 그 역할을 오늘까지 묵묵히 감당하고 있습니다. 김 목사님이 그런 사람입니다. 말없이 맡겨진 일을 묵묵히 충성되게 감당하다 보니, 어쩌면 제 위처럼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그런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제 위가 거기 있어 그 역할을 묵묵히 잘 감당해 줘서 제가 오늘까지 살아 있습니다. 우리 안에는 김 목사님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 제 위처럼 사역하는 여러 목회자와 성도들이 있습니다.
이제 곧 김 목사님이 선교사로 떠납니다. 저는 김 목사님에게 교회에서 하던대로 하라고 말해주려고 합니다. 이 말을 할 수 있어 기쁩니다. 이 말을 해 줄 수 있게 해 준 김 목사님에게 고맙다고 한마디 덧붙이려고 합니다. 김 목사님은 사역지만 대한민국 서울에서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어디서도 김 목사님은 여전할 것입니다. 여기서 하던 대로 거기서도 할 것입니다. 김 목사님은 묵묵히 주어진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감당할 것입니다. 김 목사님은 그곳에서도 화목을 도모하며 사람들을 세워주며 웃음 꽃이 피어나게 할 것입니다. 착하고 충성된 사람 김치영 목사님이 우리교회에서 하던대로 그곳에서도 하면 분명 선교는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김 목사님을 귀하게 써 주실 것입니다. 김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이 큰 일을 행하실 것입니다.
김 목사님 옆에는 귀한 여인이 있습니다. 품는 사람, 전희승 사모님은 참 깊고 넓은 사람입니다. 기도하는 여인입니다. 조용한데 열정이 있는 여인입니다. 전희승 사모님은 하나님이 “희승아, 넌 참 귀하다”라고 하시는 사모님입니다. 전 사모님의 그 품에서 캄보디아 성도들이 천국을 경험하며 천국을 확장할 것입니다.
이제 김 목사님이 우리 안에서 함께 할 시간이 두 달 정도 남은 것 같습니다. 이 기간동안 성도의 교제가 풍성하기를 소망합니다. 김 목사님과 전 사모님 만나면, 손 한번씩 잡아주며 격려해 주기 바랍니다. 캄보디아 땅에서 김 목사님 내외가 거둘 축복의 말을 많이 심어주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한 축복을 하나님이 김 목사님 인생과 선교 사역 위에 부어주시고 또 부어주실 줄 믿습니다. 사랑합니다.